인기있는 햄 스팸의 역사와 재밌는 이야기 Feat. 영양성분


스팸

스팸은 우리나라에서 명절 선물세트로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싸구려 통조림 햄으로 취급받고 있으며 해외 언론들은 한국에서 스팸이 인기 있다는 사실을 놀라워합니다. 왜 이 스팸이 유독 한국에서만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요? 그 이유는 스팸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스팸은 양념된 햄을 뜻하는 스파이스드 햄(Spiced Ham)을 줄여서 쓴것이며 동시에 주 재료인 돼지 앞다리살과 뒷다리살(Shouler of Pork and Ham)을 줄인 말이기도 합니다. 이는 스팸을 만든 제이 호멜 사장이 1936년 연말 파티에서 100달러의 상금을 걸고 공모해서 당선된 이름이고 공모에 당선된 사람은 뉴욕에서 활동하던 배우 케네스 데이누라고 합니다.

 

 

스팸의 창시자

미국 시카고 도살장에서 일하던 조지 호멜이라는 사람은 육류를 포장해서 파는 일이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깨닫고 1891년 미네소타 주에 있는 도시 오스틴에 조지 호멜 컴퍼니를 설립하게 됩니다. 조지는 아주 깐깐한 사람이었고 특히 낭비하는 것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어느날 커팅룸에 들어간 조지 호멜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고기 덩어리를 발견하고는 직원들을 불러 모으더니 지폐를 꺼내 찢어버렸습니다. 직원들은 깜짝 놀라서 조지를 쳐다보고 있었고 조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내가 지폐를 찢어서 미쳤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여러분들이 바닥에 고기를 내팽개치는 것과 같습니다." 

조지 호멜은 신선한 돼지고기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포장납품하면서 회사를 고급 육가공업체로 성장시켜 나갔습니다. 그러던 1892년 조지 호멜 가정에 아이가 태어납니다. 그 아이의 이름이 제이 호멜이며 스팸의 창시자입니다. 제이 호멜은 1914년 아버지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고 회사에서 생산부터 차근차근 일을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제이 호멜은 차근차근 회사의 일을 배워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부사장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러던 1917년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고 제이 호멜은 사업상의 이유로 입대를 연기할 수 있음에도 입대를 하게 됩니다. 그 뒤 1918년 당시 프랑스에 위치해있던 미 육군 88사단 351 보병연대의 병참장교로 근무하고 있었던 제이 호멜은 어느 날 고기를 운송하는데 상관들이 왜 그렇게 오래 걸리냐고 하여, 뼈가 붙어 있는 고기를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옮길 바에 그냥 처음부터 뼈와 고기를 분리시켜 살만 가져다주면 어떨까 생각했고 가공육 전투식량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회사로 돌아온 제이 호멜은 소비자가 구매하여 바로 먹을수 있는 가공 식품을 만들고 싶어 했고 

회사의 연구진들과 함께 수년간 연구 개발에 힘썼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1926년 제이 호멜은 유럽여행을 하다가 친구의 소개로 독일 함부르크에서 작은 육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폴 존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폴 존은 햄을 캔 속에 포장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개발해있었습니다. 제이 호멜은 폴 존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함께 미국으로 돌아오게 되고 1927년 2월 세계 최초로 공식 출시된 통조림 햄 HORMEL HAM을 출시하게 됩니다. 

 

공식 출시 된 통조림 햄은 호멜사의 주력 상품이 되었으나 햄을 만들고 난 뒤 남는 고기들을 버리자니 아까워 그 고기들을 다 갈아서 조미료를 좀 넣고 통조림 상품으로 만들고자 생각을 했고 그 과정에서 탄생된 것이 바로 지금의 스팸입니다. 처음에 이름은 Hormel Spiced Ham이라고 칭하였는데 뭔가 흔한 이름이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었고 이름 공모를 하게 되어 당선된 SPAM이 지금까지 사용됩니다. 이름을 바꾼 SPAM은 싼 가격에 훌륭한 맛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호멀 식품의 주력 상품이 됩니다.

 

 

스팸 날개를 달다

스팸이 인기가도를 달릴 무렵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었고 미국은 영국에게 무기, 탄약, 식품등 많은 보급품을 원조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 호멜 식품은 1주일에 최대 1500만 톤의 고기를 동맹국으로 수출했는데 그중 대부분이 스팸이었습니다. 영국은 국민들에게 배급제를 실시할 만큼 물자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스팸은 대용량 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고열량 단백질에 조리와 보관이 매우 쉬워 그보다 완벽한 전투식량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영국은 스팸 랜드라고 불릴 정도로 스팸을 소비했습니다. 미국 역시 스팸을 전쟁에 참전하면서 스팸을 전투 식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944년까지 호멜 식품의 통조림 식품 90% 이상이 전투식량으로 출하되었고 1945년 까지 모든 호멜 식품의 65%가 유럽과 태평양 전쟁에서 전투식량으로 소비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생산된 스팸의 량은 1억 3천3백만 개 정도였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의 스팸

CJ 제일 제당 스팸 선물 세트

스팸은 전쟁과 관련이 깊은 식품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스팸이 많이 소비되는 지역은 미군이 주둔하거나 주둔했던 나라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6.25 전쟁이 있었고 그 뒤 미군이 주둔했습니다. 호멀 식품사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영국을 이어 세계 3위의 스팸 소비국이라고 합니다. 1987년 5월부터 제일제당이 미국 호멀 식품과 합작해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쌀을 주식으로 먹는 한국에서 스팸이 인기가 없을리가 없습니다. 짭조름한 맛과 기름기는 쌀밥과 너무나도 잘 맞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탕, 찌게 등에 스팸을 넣으면 맛이 배가 되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한국에서 스팸이 국민적인 사랑을 받기에 명절 선물로도 활용될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 고가의 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스팸입니다. 아마 짠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3년 9월 19일 미국 BBC는 "왜 스팸은 한국에서 고급스러운 음식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팸은 한국인들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 됐으며, 한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스팸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이다."라고 보도를 하였고 LA타임스는 "세계 11번째 경제대국이 된 한국에서 그것도 신선한 육류가 넘쳐나고 미군과 관련된 것은 저급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팸과 관련한 인기가 나타나는 것은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스팸

미국에서는 스팸이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특히 열악한 환경의 운동선수단 즉 마이너리그에서 먹는 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가공육이 원재료의 돼지고기보다 싸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특히 미국의 중산층 이상에서는 채식주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고 스팸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인기가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식들이 참 무서운 법이죠. 음식은 배부르게 잘 먹으면 보약인데 말이죠!

 

스팸 영양성분 (100g 기준)
열량 305kcal
총 지방 27g
포화지방 16g
콜레스테롤 50mg
나트륨 1100mg
총 탄수화물 2g
식이섬유 0g
당류 0g
단백질 14g

스팸의 주 성분은 돼지고기 95% (수입산 80%, 국산 20%), 정제수, 정제소금, 백설탕, 비타민C, 아질산나트륨, 카라기난, 혼합제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스팸의 탄생 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품성이 좋은 살코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상품성이 떨어지는 고기를 조미료와 첨가제를 함께 갈아서 만들어서 지방의 함량이 높습니다. 그리고 나트륨의 경우 하루 권장 섭취량의 55%로 200g만 먹어도 섭취량 초과가 됩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적당히 먹는다면 하루 권장 지방과 나트륨 칼로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이죠. 역시 전투식량 답습니다.

 

 

갓 지은 쌀밥에 스팸이 끌리는 저녁이다

크 저 기름기 너무 맛있겠다

개인적으로 스팸은 탕이나 찌게에 넣어서 먹는 거보다 갓 지은 쌀밥에 스팸을 빠짝 구워서 김치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게 가장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팸 포스팅을 하다 보니 스팸이 너무 먹고 싶습니다. 집에 쌓여있는 스팸 한통 조림 까야겠네요. 그럼 모두 즐거운 식사 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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