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린북> 오랜만에 느끼는 가슴 훈훈해지는 감동


감독 : 피터 패럴리
주연 : 빅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2018년 개봉 / 드라마
국내 : 12세 관람가

영화가 한편 보고 싶어 유튜브를 뒤적거리다 발견한 영화 <그린북> 여러 유튜버들이 극찬을 마다하지 않기에 2500원을 서슴없이 결재하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유튜버들이 영화 리뷰를 너무 적나라하게 해 줘서 한편을 다 본듯한 느낌을 주기에 제목들만 살짝 보고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했네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 장르에 소재라 훈훈한 마음으로 이어폰을 귀에 꼽고 휴대폰을 잡고 누웠습니다. 이 시간 정말 해피한 시간이죠.


토니 발레롱가 : 비고 모텐슨

언제나 담배를 물고 계신 상남자 토니 발레롱가 금연 하세요~

<반지의 제왕> <아라곤>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비고 모텐슨은 저에겐 아라곤 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영화가 두 편 있었습니다. 그 영화들은 바로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인데요. 두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폭력적인 영화라는 것이죠.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과연 비고 모텐슨이 이런 훈훈한 감동적인 영화에 얼마나 잘 어울릴까 하는 의문에 잠시 빠졌었으나 영화가 시작됨과 동시에 '아~ 역시 비고 모텐슨은 이런 이미지의 남성상이 잘 어울리지' 라며 캐스팅에 찬사를 보내게 되었네요. 외면의 강함과 내면의 인간미가 공존하는 역할엔 비고 모텐슨 만한 배우는 없어 보이네요. 거기에 이 영화에서 그의 찰진 연기란 각본이란 잘 차려진 밥상을 진수성찬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던 거 같네요.

 

영화에서 비고 모텐슨은 토니 발레롱가라는 인물을 연기합니다. 토니 발레롱가라는 인물은 1960년대 사람으로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는 거친 남자로 나이트클럽의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해결사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재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 박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되면서 영화 두 주인공의 만남 그리고 여정이 시작됩니다.

 

돈 셜리 박사 : 마허샬라 알리

고상한 돈 셜리 박사

영화를 정말 사랑하고 많이 봄에도 불구하고 사실 조연 흑인 배우들은 전부 비슷해 보여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데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마허샬라 알리는 정말 처음 보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교양과 우아함 넘치는 돈 셜리 박사의 외면과 내면을 제대로 소화해 상대 배역인 토니 발레롱가의 이미지를 더 인상 깊게 만들어 줌과 동시에 영화가 말하는 주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백 퍼센트 기여를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 중 한 명입니다. 근데 영화 <알리타 : 배틀 엔젤>에 벡터 역으로 출연을 했다고 하는데 영화를 제법 재밌게 관람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나지가 않네요.

 

여행의 시작

돈 셜리 박사의 남부 투어에 동행할 운전기사로 토니 발레롱가가 발탁되면서 둘의 여정은 시작됩니다. 당시 미국 남부는 인종차별이 심했었기에 위험한 투어에 거친 토니 발레롱가가 적격이라고 생각해 그를 선택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완벽하게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둘 그리고 시대적인 편견으로 인해 처음부터 둘 사이는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백미 켄터키 치킨

결국 치킨을 먹고는 너무나 즐거워 한다. 나도 즐겁더라.

남부로 투어를 시작한 그들은 어느덧 켄터키 주를 지나가게 됩니다. 켄터키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지금이야 우리나라엔 엄청나게 많은 치킨들이 있어 그 이름이 사라졌지만 치킨의 고향은 바로 켄터키죠. 그렇게 켄터키 주를 지나다 리얼 켄터키 치킨집을 발견하고는 한 번도 치킨을 먹어본 적 없는 돈 셜리를 설득해 치킨을 함께 먹게 됩니다. 전 이 영화를 보고 저녁에 치킨을 시켜 먹었습니다. 

 

조금 지저분하지만 정말 먹음직스럽게 먹는 토니 발레롱가와 안 먹을 것처럼 하지만 결국 먹어보고는 켄터키 치킨에 푹 빠져버리는 돈 셜리의 영화 속 장면은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기엔 충분했던 거 같습니다.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난 아무것도 아니다

연주를 하고 나선 웃고 있지만..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돈 셜리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입니다. 천재 피아니스트로 당시 엄청난 대우를 받으면 살아갔지만 시대적으로 흑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에 그는 결국 백인들의 문화생활을 채워주는 흑인일 뿐이라 생각해 항상 마음속은 공허했던 것이죠. 실제로 돈 셜리가 이런 공허한 마음을 살아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속 돈 셜리의 공허함은 마허샬라 알리의 연기 덕분에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결국 부와 명예는 가졌지만 마음속의 공허함은 부와 명예로는 채울 수는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런 편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가슴은 따뜻한 거친 상남자 토니 발레롱가와의 여정으로 돈 셜리는 마음속 공허함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감동을 받나요? 저는 그린북과 같은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정에서 가장 많은 감동을 받고 많이 느끼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영화를 봤을땐 정말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지 조금 더 시간을 내어 노력해야지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 치열해 그렇게 하기가 쉽진 않죠.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물질 보단 사람이 중요하단 것을 말이죠. 저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행동하기가 힘든 각박한 세상인 거 같네요. 이런 각박한 세상을 조금이나마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영화 그린북이 아닐까 하네요.

 

2019년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수상에 빛나는 영화 그린북이었습니다.

 

제작사 : 드림웍스 픽처스
수입사 : CJ ENM
한국 개봉일 : 2019년 1월 9일
러닝타임 : 130분
제작비 : 2300만 달러
홍보비 : 3750만 달러
월드 박스오피스 : 308,958,906 달러 (2019년 4월 11일 기준)
한국 관객 동원수 : 426,597명 (2019년 4월 12일 기준)

"번외 이야기"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60년대 미국은 인종차별이 심한 시대였고 영화 제목인 '그린 북'은 당시 실제로 있었던 흑인 여행자를 위한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에서 따온것이라 합니다.

영화 속 돈 셜리와 토니 발레롱가는 실존인물입니다.

비고 모텐슨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20kg을 찌웠다고 합니다.

영화의 제작과 각본에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이 참여했습니다.

영화에서 묘사된 돈 셜리에 대해 유족들이 불편함을 드러내 기사화 됐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중 한 명인 토니 발레롱가는 영화 대부, 좋은 친구들, 도니 브래스코에 조연 또는 단역으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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