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대한민국은 지난해 보다 7계단 추락해 61위를 기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총 GDP(국내총생산)는 1조 7208억 달러로 세계 10위이며 1인당 GDP는 3만 달러를 훌쩍 넘어 세계 20위권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국가는 점점 발전하고 부유해지고 있는데 왜 행복지수는 떨어지고 있을까요?
25위를 기록한 대만
대만의 GDP는 세계 21위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전 세계 25위이며 아시아에서는 1위에 선정되었습니다. 대만의 경우 한국보다 많이 못 산다고 이야기하긴 그렇고 1인당 GDP는 24,772 달러입니다. 1만 달러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대만의 물가가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니 생활수준은 비슷할 듯합니다.
행복지수는 1인당 GDP, 사회적 지원, 건강 기대수명,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 관용, 부정부패 등 6개 항목에 대한 평가로 이루어 진다고 하는데요. 아래의 표를 보면서 아시아권 국가들과 한국을 비교해 보세요.
GDP per capita : 1인당 GDP
social support : 사회적 지원
healthy life expectancy : 건강한 삶 기대
freedom to make life choices :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
generosity : 관용
perceptions of corruption : 부정부패
Dystopia + residual : 자기 나라에 대한 혐오감
위 표는 각 국가별 행복지수 세부 채점표입니다.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부정부패에서 굉장히 낮은 점수를 보였고, 한국의 경우 유난히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와 관용, 부정부패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개개인에게 모두 설문조사를 해서 진행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할 순 없지만, 공신력 있는 곳에서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참고할 지표는 됩니다. 어쨌든 한국은 일본보다 한 단계 높은 61위입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국가인 일본이 62위에 랭크되었다는 것과 못 사는 나라 중 하나인 필리핀이 52위를 기록했다는 것을 보면 행복은 물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네요.
52위의 필리핀
필리핀은 대한민국에 비해 10배 정도 못사는 나라입니다. 필리핀의 1인당 GDP는 3,000달러로 한국에 비해 11배가량 낮은데요. 실제로 필리핀의 서민들은 한 끼에 한국돈 100원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며, 전기와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가정도 많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환경 속에서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정확한 지표는 없지만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필리핀에 사는 90% 이상의 국민의 대부분은 빈곤층입니다. 즉,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사치는 꿈도 안꾸고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며 어느 날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으면 그것이 큰 행복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필리핀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지 않습니다. 아래는 필리핀에서 10년 이상 거주하며 큰 규모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하는 사업을 한국에서 했다면 종업원을 10명만 써도 되겠지만 여기에선 30명 이상을 고용해야 돌아간다. 그만큼 사람들이 느긋하며 일을 하지 않는 남자들도 많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이런 풍습이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필리핀 사람들 자체가 느긋한 성격이 많은 것 같다."
또한 필리핀 남자들은 여가 시간에 닭싸움(실제로 닭끼리 싸움을 붙이는 것)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즉, 돈을 많이 벌어 가정을 먹여 살리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렇듯 필리핀에선 일을 하지 않아도, 그 어떤 행동을 해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할 필요도 없으며,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잘 사는 것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 또는 나와 격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 때문이죠. 그에 비해 대한민국에서는 사돈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듯이 남과 비교를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때문에 더 불행하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요?
남과 비교를 하기 보다 자신이 진정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요?